짝궁 : '쉬러온거잖아'
나 : '나 아무것도 안하고있는데?'
짝궁 : '아무것도 안하고있지.
쉬면 계획짜고 아니면 나가고
가만히 있는걸 불안해하잖아.'
어쩌면 제주한달살기를 했을때
가장 우려된 부분이기도했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시간들을
내가 견딜수있을까?
누군가 내게 제주살이의 목적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쉼표'라고 말할것이다.
그러나 나는 제대로 쉬는법을 몰랐다.
'그래도 제주도에 왔으니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야지.'라는 욕심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미가
나를 방해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다이어트를 한다고 두부로 밥을 떼우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마신후
전일 찾아본 맛집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다행히 요즘 제주의 날씨는 아주 좋다.
낙지 전문전임 동카름
12시 이후에 가면 웨이팅이있다는 후기를 봐서
일찍 움직였는데도
이미 먼저와서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음식은 쏘쏘
맛이 없는것은 아니었지만
웨이팅을 할정도는 아닌 정도랄까?
아침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가
생각보단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
후딱 먹고 어제 찾아본
중고책방과 카페를 가기위해
자리를 일어난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왜 갑자기 임시휴일이지??
다행히 숙소 근처니까
다음에 와보지 뭐.
장기 여행은 이런점이 좋다.
발걸음을 옮겨 뒷쪽 블럭에 있는
카페 다니쉬로 향한다.
사장님이 영혼까지 갈아 만들었다는
디저트가 너무 궁금해 방문한 카페~!
낙지 웨이팅도 피했건만
12시 30분 오픈인 이 카페의 웨이팅은 피하지 못했다.
이미 대기중인 사람들도 많구...
몰랐는데 평일 웨이팅도 긴 맛집이라고..
뭣모르고 일찍 간 덕분에
두번째로 입장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인해서 한팀씩 입장할수있다고한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흑임자 케이크와 스콘하나를 골랐다.
커피와 함께 디저트를 가져다주신다고했는데
올라와서 자리잡고 찾다보니
이곳은 감자빵이 맛있다고!
다시 내려가 감자빵하나 추가주문
(방금 점심을 먹고왔는데...)
분위기도 커피맛도 디저트도
왜 이곳이 유명한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감자빵은 당연코 1등!
포슬포슬한 감자 덩어리와 크림치즈가 섞여
쫀득한 빵 식감과 어울어져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나오면서 2개더 구입!!
이렇게 예쁘게 포장해준다.
보통 디저트와 커피가 함께 맛있기는 힘든데
이곳은 커피도 맛있다.
특히 산미있는 커피를 좋아한다면
b원두 추천!!
돌아오는길에 발견한
아기자기한 소품샵
알록달록 감귤색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가본다.
제주도 특색을 잘살린 소품들로 가득했다.
결국 지나치지 못하고
지난번 받았던 편지들에 답장을 하기위해서
엽서 3장 구입~!!
숙소로 돌아와 잠시쉬다가
근처 서우봉 일몰을 보기 위해 나선다.
잘쉰다는건 어떤것일까?
여전히 나는 가만히있지 못하지만
길가에 핀꽃을 바라볼수있고,
하늘의 모습 변화를 알아볼수있고,
틈틈히 새어나오는 생각들을
하나씩만 꺼내어볼 수 있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들을 떨쳐 낼순없지만
그 또한 이 생활이 익숙해지면
점차 좋아지겠지...
잘쉰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내려놓는걸 연습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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